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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H YONGSUN

I SEE YOU
Mar 28 - Apr 23, 2023

Suh Yongsun 서용선

2023년 3월 28일 - 4월 22일

《I SEE YOU》

 

장디자인아트는 3월 28일(화)부터 4월 22일(토)까지 서용선의 개인전 《I SEE YOU》를 개최한다. 서용선 작가에게 도시와 사람은 작업을 시작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시선이 머무는 주요한 대상이었다. 특히 2009년 이후 작가는 세계 여러 도시를 수시로 드나들며 작가이자 한 인간으로의 시선을 넓혀왔으며, 도시인들이 만드는 여러 종류의 풍경을 통해 인간에 대한 작가의 끊임없는 관심을 그림으로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의 도시별, 시대별 주요 작품을 2022년, 2023년 뉴욕 신작과 함께 선보인다. 작품 속 뉴욕, 베를린, 멜버른 등 지구촌 도처의 메트로폴리스 풍경엔 그 속에 몸담고 살아가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폭넓은 시대를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동시대와 호흡하고 발전하려는 예술에 대한 열정과 인성의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인문학적 성찰을 관객에서 전달한다.

 

“사람들은 대중교통 속에서 움직이는 속도에 의하여 신체의 움직임이 제한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다음 목적지로 가는 동안 사람들은 온전히 자신에게 몰두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안에서 일시적이나마 무의식적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낸다 생각합니다.”

 

특히 새로이 선보이는 뉴욕 신작은 코로나 시대의 도시인의 모습이 생생히 담겨있다. 작가는 직접 맨해튼에서 삶의 전쟁을 치른 사람들이 브루클린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같은 지하철 공간에서 보고 체험하며, 그 과정을 통해 타인뿐 아니라 자아와도 단절된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아상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귀갓길 지하철에 신체가 갇힌 채로 자신만의 상념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보고 느낀 작가의 감정도 그림으로 전달한다.

 

서용선의 작업에서는 인물의 얼굴이 부각되어 크게 그려지고 강렬한 선으로 마무리되면서 강조되어 있다. 작품 속 그리드화된 배경은 사실적 표현인 동시에 규격화된 도시의 밀집된 공간과 도시인의 반복된 삶을 대변하는 추상적 표현이기도 하다. 이 같은 배경은 인물이 있는 상황이나 공간을 보여주는 기능을 수행하고, 결국 마지막 모든 시선은 인물의 얼굴로 집중됨으로써, 서용선 작가의 도시 시리즈는 도시인의 초상화가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인의 얼굴 표정은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다.

 

작가의 작품 속 인물 표현에 자주 등장하는 붉은색은 작가가 말했듯이 그에게는 투명한 색으로 인식된다. 심지어 일부 작업에서는 붉다 못해 선만 남은 투명한 사람이 묘사되어 있다. 그에게 붉은색의 인물 표현은 도시 속 각박한 생활 속에서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려는 도시인의 본능적 욕망과 의지의 표현이자,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실체, 본질을 보고자 하는 작가의 열망이 투영된 것이다. 또한 붉은색은 이러한 자신의 열망을 숨긴 채 눈에 띄지 않는 존재로서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의 애달픈 모습을 표현하는 색이기도 하다.

 

작가가 그려낸 뉴욕 맨해튼의 지하철, 베를린의 거리, 멜버른의 카페 등 여러 도시 풍경들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여러 꿈을 꾸는 도시인의 허상과 실존의 모습들이 담겨있다. 이로써 시대를 아우르는 작가의 도시 시리즈는 도시인의 자화상이자, 도시인의 역사로 귀결된다.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도시인의 모습들을 통해 오늘날의 우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서용선 (b. 1951)

서용선은 인물, 도시, 풍경, 역사, 전쟁, 신화 등 다양한 범위에 이르는 주제들을 다루지만 특히 도시의 인간 군상을 그려내는 연작들과 역사 속의 사건들을 시각화하는 역사화 연작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역사의 시간에 대한 관심은 도시의 공간과 그 속의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탄탄하게 구조화된 화면구성을 토대로 강렬한 색채와 질감을 통해 배회하는 도시인들의 부조리한 실존과 그들이 처한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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