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디자인아트는 4월 5일부터 4월 23일까지 곽철안의 개인전 《Flow》을 개최한다. 곽철안은 공간과 사람 그 리고 예술의 관계와 소통에 대해 탐구하고, 합판이라는 소재에 예술성을 부여하여 개념을 자신만의 조형언 어로 표현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경계로의 확장을 추구한다.
이번 전시는 자유롭게 여백을 운용하는 듯한 붓글씨의 2차원 형상을 입체 구조로 구현한 기존 작업의 연장 선 상에 있으나, 이전의 큐보이드(Cuboid) 시리즈가 단일 형태의 사각형이 자유로이 흘러가며 만들어내는 곡선의 거침없는 역동성에 집중하였다면, 이번 신작 자피노(Zapfino) 시리즈는 사각 단면을 이루는 네 꼭지 점이 미끄러지듯 유영하며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줄기의 유려함에 집중함으써, 관객에게 보다 복합적이고 몰 입된 조형미를 제시한다. 작가는 이로서 시점에 따라 변화하는 공간의 여백과 여운을 창조하고, 수직과 수 평, 기하학으로 이루어진 일상적 공간의 정적을 깨뜨리고 미적 쾌감을 선사하려는 지속된 의도를 더욱 견고 히 한다.
붓글씨의 즉시성이 한 순간에 나오는 것이 아니듯, 자유로운 유선들이 만들어내는 공간 속 붓글씨와도 같은 그의 조형 언어는 오랜 시간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산물이다. 타인의 눈에는 찰라의 순간으로 보이는 작가의 직관은 실은 수많은 반복의 시간이 만들어낸 강인한 강줄기와도 같은 것으로, 이렇게 그의 작업은 이제 막 시작을 알리는 거침없는 상류의 역동성을 갖기도, 수많은 물줄기가 만나 이루는 깊고 넓은 하류의 묵직함을 갖기도 하며 시공간을 유영한다. 작가의 이러한 노련하고 유려한 작업 세계는 간결하고 우아한 선만으로도 사고와 영역의 경계의 허점에서 보다 감각적이고 긴장감을 잃지 않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작가의 작업은 기능의 유무를 기준으로, 기능이 있는 스트럭처(Structure)와 기능이 없는 스트로크(Stroke)로 분류된다. 이는 가구와 조각 사이의 경계를 질문하고 확장해나간 결과물로, 스트럭처로 표현된 미적 언어는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면서도 그 자체로 아름답기 때문에 스스로 기능의 의미를 약화시키면서 스토로크로 확 장해가고, 바닥에서 벽으로 천장까지 자유로이 유영하며 공간의 경계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허점을 공략하며 자신이 만든 분류의 경계까지 스스로 반추한다. 그에게 공간은 오롯이 관객이 일상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시각적 유희를 맛보게 하는 캔버스이며, 일상과 예술의 경계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는 작가로의 수련을 멈추 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다.
공예를 기반으로 시작하여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은 곽철안은 시간이 축적되어 만들어낸 그만의 유려한 조 형언어로 일상적 공간에 미적 쾌감을 선사하고, 공간의 경계와 경계 사이를 유영하는 자유로움을 통해 일상
과 예술의 경계에 대해 반추케하며, 이러한 소통의 에너지를 창조의 원동력으로 삼음으로써 예술의 사회성 을 몸소 실천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공간과 사람 그리고 예술의 관계 방식을 제시하며, 확장된 예술의 영역 에서 작품을 마주할 것을 제안한다.
곽철안 (b. 1979)
곽철안은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 졸업하고, Design Academy Eindhoven IM Masters에서 석사학위를 취 득했다. 현재 상명대학교 문화에술대학 미술학부 생활예술학과 조교수로 재직중이다. 서울, 싱가포르, 독일, 스웨덴, 이태리, 프랑스등 국내외 여러 도시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 대미술관,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 등에 소장되어 있다.